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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야연도리원서》만물이 쉬어가는 숙소다
기사입력: 2021/09/2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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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하늘과 땅이라는 것은 만물이 잠시 쉬어가는 숙소요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한 나그네라. 덧없는 인생  마치 꿈과 같으니 이 세상의 즐거움이 얼마나 될까. 옛날 사람 촛불을 켜고 밤에 놀았다 하니 과연 그 까닭이 있네. 더구나 따뜻한 봄이 아지랑이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조물주가 나로 하여금 대신 글을 쓰게 하는구나. / 복숭아와 오얏 꽃이 핀 향기로운 동산에 모여 천륜의 즐거운 일을 펴니, 준수한 아우들은 모두 사혜련처럼 뛰어나거늘 내가 읊고 노래하는 것만이 사령운에게 부끄럽구나. 그윽한 감상이 아직 끝나지 않으니 고상한 담론은 갈수록 맑아지네. 화려한 연회를 열고 꽃밭에 앉아 새깃 모양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빛에 취하니, 아름다운 글을 짓지 않는다면 어떻게 고생한 회포를 펴겠는가. 만일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는 금곡원의 술잔 수에 따르리라.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이 若夢하니 爲歡이 幾何오 古人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況陽春이 召我以烟景하고 大塊 一假我以文章이라. / 會挑李之芳園하여 序天倫之樂事하니 群季俊秀는 皆爲惠連이어늘 吾人詠歌 獨慙康樂가 幽賞未己에 高談이 轉淸이라. 開瓊筵以坐花하고 飛羽觴而醉月하니, 不有佳作이면 何伸雅懷리요 如詩不成이면 罰依金谷酒數하리라)" 이 시는 이태백(701~761)의  춘야도리원서(春夜桃李園序)이다. 

 

 

이백이 봄날 밤에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만발한 동산에 여러 사람들을 초대하여 주연을 배풀고 친구들과 어울려 시를 지었던 일을 서술한 글이다. 이백이 모인 친지들 각자 시를 짓게 하고 그시를 모아 책을 만들고 그 시집의 서문으로 붙힌 것이 춘야연도리원서이다. 이 글에는 아름다운 경치와 운치있는 대화, 술을 마시며 시를 짓는 정경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인생무상을 들어내 면서도 자연과 일상을 즐기는 여유도 있다. 제목과의 적절한 호응과 조리있게 내용을 전개한 뛰여난 문장이다. 

 

 

 

이백은  두보와 함께 중국 최고의 시인이다. 그래서 '이두(李杜)로 병칭하기도 하는 당대의 최고 문인 중 한사람이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질로 산수를 방랑하며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다. 이백은 시를 통해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름다운 산수나 나그네의 시름을 읊기도 했다. 춘아연도리원서는 송서다. 송서는 청자와 화자가 모두 한학에 조예가 있어야 하므로 사대부들의 식자층에 향유되었다. 송서는 한문으로 된 책을 외는 고전적 방법이였으나 20세기에 이르러 서적을 외우는 교육 방식이 사라지면서 송서도 쇠퇴했다.

 

 

 

우리나라에는 서도 송서와 경기 송서가 명맥을 유지해 왔으나 현재까지 전승되는 송서로는 서도에서 '추풍감별곡', '적벽부' 등이 있고 경기에서 '삼설기', '전적벽부', '후제벽부', '등왕각서', '짝타령' 등이 있다. 음원만 남아 있는 것은 박헌봉의 '시상부'  유성옥의 '출사표' 등이 있고 문헌상으로는 '어부사', '춘야연도리원서' 가 있다.  일본의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가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에서 영감을 얻어 원자핵을 이루고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를 오가며 인력과 척력을 발생시키는 일시적 속성을 지닌 입자로 중간자 개념을 생각해 냈다는 일화가 있다. 

 

 

천지가 만물이 잠시 쉬어가는 여관이고 세월이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한 것은 인간의 유한성과 인생무상을 말한것이다. 아무리 호화 찬란한 연회라 하드라도 시간과 함께 지나가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기쁘지만 슬프기도 하다. 달빛과 꽃향기에 취해서 술과 시를 주고 받으며 봄밤을 친구들과 보냈던 그 때 그 사람들은 모두 땅속에 흙이 됐다. 글자로 된 시문만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 시문을 통해 그 당시의 광경을 상상해 볼 뿐이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도 어지러운 세상을 그대로 볼 수 없고 허무한 인생을 맨 정신으로 살 수 없어 자연을 찾는 사람이 있다. 달빛과 꽃향기에 취하고 술과 시에 빠져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 꼭 선비가 아니고 지식인이 아니라도 속세를 떠나 자연인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인간 존재가 자연의 일부라고 편안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영원과 무한의 시공간 속에 한 조각 구름 같은 존재의 허무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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