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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포항에서 해월·포철의 '창'으로 미래를 보다
김용옥 선생 28일 '포항사람 해월을 말한다' 강연회
기사입력: 2024/05/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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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포항시 대잠홀에서 열린 도올 김용옥 선생의 '포항사람 해월을 말한다' 강연회.     ©

 

포항을 중심으로 지역사 연구의 한길을 걸어온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 동대해연)가 도올 김용옥 선생을 초청해 개최한 '포항사람 해월을 말한다'가 500여명의 열띤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동대해연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28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강연회는 포항의 인문학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도올은 강연회 준비를 위해 한 달 전인 지난달 29일 1박2일 일정으로 포항에 체류하면서 동대해연 회원들과 해월의 유허지와 유적지인 북구 신광면 검등골, 기일리, 흥해읍 매산리, 기계면 문성리 등을 방문했다.

 

또 포항의 오랜 기록인 '영일군사'(史)와 '포항시사' 등 동대해연이 제공한 자료들을 검토한 뒤 기념 책자에 실릴 원고를 작성했다.

 

이날 강의를 시작하며 도올은 "울산에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것처럼 포항 동해안 일대는 선사 시대의 칠포리 암각화가 있고 문성리 고인돌을 보면 그 규모가 엄청나다"면서 "그런 문명을 이루려면 경제적 기반과 물적·인적 토대가 일찍이 이루어진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올은 이어 "역사시대로 내려와 냉수리 고분 등을 보면 전형적인 신라 무덤인 남방식 적석목곽묘(돌무지무덤)가 아니라 석실 고분(횡렬식 석실) 형태로서 신광면 일대에 3~4세기 이전의 고구려식 북방식 무덤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이제껏 우리가 알아 왔던 도식적인 역사와는 사뭇 다른 역사적 사실이 존재했으며 신라와 결이 다른 문화가 존재했음을 밝혀야 하는 연구 과제"라고 제시했다.

 

김용옥 선생은 또 포항 출신의 역사적 인물들인 정습명, 정몽주를 언급하며 성리학 발전과 조선왕조 개창에 대해 강의를 이어갔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친동생 김원용, 사촌 동생 김우정·김우호 등과 함께 전 재산을 털어 의병을 모으고 7년간 왜적과 싸워 전공을 세운 창의장군 김현룡에 대해 고찰했다.

 

도올에 따르면 김현룡은 전 재산을 처분해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회영에 비견되며 국가의 위기 앞에 모든것을 내어놓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평가할만 하다.

 

▲ 포항 대잠홀에서 열강을 하고있는 도올 김용옥 선생.     ©

 

도올은 또 포항제철과 관련,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회장을 조국의 50년 미래를 생각한 비전과 역사의 관계라고 설명하면서 포항지역과 시민의 노력, 희생이 현재의 대한민국 성장에 이바지하였다고 역설했다.

 

이어 도올이 "포항시민은 모두 박태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에서는 청중 속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지기도 했다.

 

도올은 해월 최시형 선생에 대한 강연에서 "신광면이 1789년 경주부 신광면으로 편입되었기에 당대에는 경주 사람이었지만 1906년 흥해군 신광면(현 포항시 북구 신광면)으로 개편됐기에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이라 불러야 맞다"며 "해월의 선양사업은 포항 시민들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조선 후기의 탐관오리의 부패, 민란 발생, 이양선 출몰과 이 지역의 경제적 변화의 분위기 속에 성장한 해월 최시형 선생은 수운 최제우를 만나 동학에 입도하고 그의 가르침을 받아 수련에 정진했다"면서 "그 결과 자연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깨달음을 얻었고 해월이 수운의 법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해월의 순수함에 있었다"고 했다.

 

도올은 이어 "그 후 36년간 사형수 수배자로 숨어다니면서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절대평등을 설파하며 그 시대 신분제도, 남녀차별, 직업 귀천의 차별을 혁파하고 인간의 마음 개벽을 주창했다"면서 "그는 동학사상을 전파한 위대한 인물로서 인도에 간디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간디보다 더 훌륭한 인간을 위한 사상가이자 실천자인 해월선생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올은 "우리 민족의 독자적 사상, 동학을 창시한 스승 최제우의 뒤를 이은 최시형은 동학을 사상에서 나아가 동학혁명과 3.1운동 등 현대사 100년의 동력이 되도록 이끈 지도자였다"면서 "하지만 아직 올바른 평가가 부족한 만큼 역사, 문화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도올은 "포항에 해월과 동학을 기념하는 시설물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애석하다"면서 "이는 50만 포항 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해월기념관 및 교육관 건립은 물론 해월의 거주지이며 '검등포교'를 한 신광면 마북과 검등골 일대를 기념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연을 마친 뒤 도올 김용옥은 "포항이 가진 인문학적 소양의 잠재력을 포항 시민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으며, 이제 포항은 역사적·문화적 변방이 아님을 자각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강연회를 계기로 (사)동대해문화연구소 이석태 이사장은 오는 12월께 가칭 '해월 최시형 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인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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