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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기 도인》속물이 너무 많은 세상
기사입력: 2024/09/2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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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기(金可紀)는 신라시대 사람으로 당나라에 가서 빈공과에 급제를 한 도교가이며 문장가다. 어릴 때부터 기억력이 뛰어나 글을 잘 지었으며 성격이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고 도교의 양생술과 연년술을 익히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용모도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남들의 부탁은 거절하지 않고 음덕을 배풀었으며 범인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 한다. 당나라에서 급제했으나 벼슬을 거절하고 종남산의 자오곡에 살면서 화초를 기르거나 향을 피우고 조용히 생각하며 도덕경을 비롯한 도교 경전을 통독했다. 

 

 

종남산에는 신라인 최승우와 중 지혜와 광법사에 갔다가 종리장군을 만나 단 공부법을 배웠고 신원지의 도움으로 단의 성공을 보아 신선의 길을 시작했다. 3년 후 신라로 돌아 왔으나 신라 골품제에 실망하고 권력 투쟁에서 벗어나고자 다시 당으로 돌아 갔다. 중국의 고서 속신선전에 따르면 당 선종 대중 11년 857년 12월에 김가기가 조정에 표문을 올렸다. "신이 옥황상제의 명으로 영문대 사령관으로 임명받아 내년 2월 25일 마땅히 하늘에 오를 것입니다."고 하였다. 

 

 

선종이 이상하게 여겨 입궐하게 했으나 가지 않았다. 그러나 궁녀 4명과 향악과 금채를 김가기에게 하사하고 두 사람의 중사(환관)를 보내어 모시게 했다. 그는 이들을 모두 물리친 채 혼자 조용한 방에 있었다. 밤만 되면 그의 방에서는 누군가와 담소하는 소리가 들려서 중사가 엿보니 선관과 선녀가 각각 용과 봉황의 등에 앉아서 서로 마주 대하는 것을 보았다. 이듬해 김가기가 말한 날 오색 구름과 난새와 고니가 하늘에서 날아 들고 피리 소리가 허공에서 울리더니 비단 양산과 깃발, 구슬로 장식한 가마와 수레가 공중에서 나타나고 관리 뿐 아니라 주변에 사는 주민들 까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지켜보는 가운데 김가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행차와 함께 승천했다고 한다.

 

 

이 후 사람들은 모두 김가기가 정말로 신선이 되었다고 믿고 그가 하늘에 오른 2월 25일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국내의 고서인 해동이적에도 이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2006년에 김가기가 우화등선했다는 중국의 종남산 자오곡에 김가기를 기리는 도관 (도교사원)인 금선관을 건립했다. 도관 건립에는 한국의 민족 선도를 연구하는 세계금선학회도 참여했다.

 

 

김가기가 지었다는 제목도  없는 시가 있다. "서울에서 술을 마시고 크게 취해서/ 해질 무렵 미친듯이 노래 부르며 돌아왔네/ 봉래산에는 속물이 너무 많기에/ 유희하며 인간세상에 머물고 있지(大醉長安酒/ 狂歌日暮還/ 蓬壺多俗物/ 遊戱且人間) 신라에는 당나라 유학을 한 3인이 있다. 불교를 대표하는 의상과 유교를 대표하는 최치원과 도교를 대표하는 김가기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종교의 체계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보다 외국에서 유명한 신라 시대의 하늘이 낸 천재의 눈으로 보면 속세가 너무도 한심하게 보였을 것이다

 

 

당나라에서 귀국한 의상은 화엄종을 세우고 최치원은 신라 골품제에 실망하고 은둔의 선비로 살다 갔다. 김가기는 당나라에서 돌아 왔다가 신무왕이 민애왕을 죽이고 즉위하고 문성왕이 장보고를 제거하는 신라의 왕정에 낙망하고 다시 입당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 당나라에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신선이 되기위한 구도의 길을 갔다. 중국에는 그가 승천한 날을 기념해 제사를 올린다. 이슬람 교도가 무하마드의 승천을 기념하듯이 숭배를 한다. 국내에서는 김가기 도인의 우화등선(羽化登仙)을 모르고 도교의 성인을 몰라 본다.

 

원효는 의상과 같이 중국으로 가다가 해골물을 마시고 되돌아 왔고, 김가기는 최치원과 같이 귀국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도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고 구도의 영역에는 경계가 없다. 사바 세계에는 속물이 너무 많다. 언행이 따로 노는 속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도인이 있다면 구역질을 할 수밖에 없다. 누가 진인인지 구분하기도 난감하다. 말 잘 하고 잘 생긴 사람이 거짓말과 나쁜 짓을 더 잘 해서 속지않고 상처받지않고 살기도 매우 어렵다.  나부터 신뢰와 존경받는 사람돼야 한다. 더위를 잊고 김가기의 도교 수행법에 심취해 볼 만 하다. 우화등선은 못해도 속물의 고해를 초월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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